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카바넬의 생츄어리

앨런 포~~ 광기와 마성의 천재 본문

문학의 세계

앨런 포~~ 광기와 마성의 천재

카바넬 2019. 10. 31. 23:41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은 고국에서는 거의 잊혀졌지만, 오히려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는다.

프랑스의 시인 보들레르가 포의 작품들을 번역해서 전파하면서, 전 유럽이 포의 작품에 열광한다.

에밀 가브리오, 아서 코난 도일, 모리스 르블랑 등의 유럽 추리소설의 거장들이 포의 작품을 보고

걸작들을 창조한 것이다.

 

당시 미국은 유럽에 비해 후진국이었기 때문에, 과학, 문학, 예술 분야의 수준은 유럽에 비교가 되지

않았음에도, 이렇게 유럽의 거장들이 앨런 포를 격찬하면서, 추리문학의 창조자라고 인정하는 사실이

재미있다. 사실 한국과 일본은 서로 자기들이 문화의 종주국이라서 현재까지 싸워대는 것을 보면

유럽의 거장들이 당시 문화 후진국의 작가를 저렇게 찬양하는 사실이 특이하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생각해 봤다! 포의 작품들을 보면서, 참으로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당시 유럽은 프랑스 혁명 이후 계몽주의가 퍼지면서, 인간과 세상의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낭만주의 시대가 열린다. 한마디로 유럽 제국들이 전 세계를 식민지화하면서, 유럽문명이 가장 우월하고

아름답다는 신념이 서구문명을 지배하고 있던 때였다.

 

다윈의 진화론이 대영제국에서 각광받고 유럽 전체에 퍼진 이유도 유럽 백인이 가장 우월한 진화를 했기에

열등한 유색인들을 정복하고 지배해서, 백인으로 진화시켜야 한다는 신앙 때문이다.

나중에 일본도 이를 모방해서 조선인은 진화가 안된 동물이기에 일본이 정복해서 진화시켜 주자는 운동이 생겨난다.

 

여하튼 유럽인들은 스스로 신의 선택을 받아 가장 우월한 진화를 한 인종이라는 자만심과 오만함으로 들떠 있었다.

그러나, 앨런 포의 모르그가의 살인사건은 이러한 유럽인들의 편견과 오만을 여지없이 깨뜨린다.

 

프랑스인 선원은 인도네시아의 오랑우탄을 잡아서 팔 생각으로 포획한다. 현지인들은 그 오랑우탄이 매우 난폭한 넘이라서

악마라고 불렀기에, 포회되자 기뻐한다. 선원은 오랑우탄을 프랑스까지 끌고 와서, 집에 가두고 동물원에 팔 기회만 노리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돌발사태가 벌어진다. 술에 취해 돌아온 그는 충격적인 상황에 어쩔 줄 몰라한다.

골방에 가둬 논 오랑우탄이 욕실에 들어가서 비눗거품을 잔뜩 얼굴에 묻혀가지고 면도칼로 면도하는 것이다.

아마 열쇠구멍을 통해서 선원이 면도하는 것을 훔쳐보고 흉내를 내는 모양이다.

선원은 순간 당황과 공포에 질린다. 위험한 흉기를 가지고, 저렇게 능숙하게 사용하는 동물... 게다가 저 넘은 흉폭한

맹수였다. 처음에 어떻게 할지 몰라 당황하다가 채찍을 생각한다.

저 넘이 무섭게 날뛸 때마다 채찍을 휘둘러서 진정을 시켰던 일을 기억한다. 그가 채찍을 가져오자 오랑우탄은 창문 밖으로 달아났다.

 

                                  Daniel Urrabieta Vierge, The Murders in the Rue Morgue, 1857

 

그 넘을 쫓아서 파리의 밤거리로 나온 선원과 추격전이 벌어진다. 다행히 거리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우연히 아파트 4층 방의

열린 창문으로 나온 불빛이 도망자의 이목을 끈다. 오랑우탄은 초인간적인 힘과 순발력으로 줄을 타고 4층으로 재빨리 올라간다.

선원도 줄을 타고 올라가서 아파트 창문 너머로 보는데 그만 공포에 얼어붙고 만다.

방 안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생지옥이 벌어졌던 것이다.

오랑우탄은 늙은 부인을 끌어안고, 면도칼을 휘두르면서 이발을 하려고 했는데, 부인은 미친듯이 비명을 지르면서 두 팔을 휘둘렀

다. 젊은 여자는 이미 기절해서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선원이 보기에 그 넘은 어디까지나 장난으로 하는 거였는데, 노부인이 미친듯이 소리치면서 저항을 하자 진정 화가 났다.

맹수의 흉폭한 힘으로 날카로운 면도칼을 휘두르자 선혈이 폭포처럼 낭자하면서 부인의 목이 거의 베어져서 데롱데롱 매달린다.

 

 

흉폭한 맹수의 야성이 폭발하고, 낭자하는 선혈을 보자 그는 더욱 강렬한 살인욕에 휩싸인다. 그래서, 쓰러져 있는 여자에게 가서

목을 마구 졸라댄다. 여자가 숨을 거두자 오랑우탄은 광기에 휩싸여서 방 안을 두리번 거리는데, 창 밖에서 공포에 질려 백짓장

처럼 변한 주인을 목격한다. 순간 그는 주인에게 맞은 혹독한 채찍맛을 기억하고 공포에 휩싸인다.

본능적으로 매 맞을 짓을 했단 사실을 파악한 짐승은 자신이 저지른 만행을 감추려고 난리를 치고 돌아다녔다.

주인은 이러한 동물을 어르고, 달래려고 고함을 질렀으나, 전혀 소용이 없었다. 그는 여자의 시체를 굴뚝 안에다 거꾸로 처박았고

노인의 시체를 들고 창으로 내던지려고 한다. 목이 거의 잘려서 데롱거리는 시신을 들고 자신에게 오자, 선원은 그대로 도망가 버린다.

 

​이 대목은 정말이지 너무도 리얼하고 생동감 넘치는 장면이다. 마치 내 자신이 살인범과 목격자, 피해자가 된 듯한 몰입에 빠져들게 하는 뛰어난 문장력이다.

본문의 삽화는 포의 작품을 프랑스인이 그린 것인데 너무도 생생해서 충격적일 정도다!

 

이렇게 프랑스 화가가 포의 작품을 그릴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셈이다.

내 생각에는 포가 유럽문명의 이면에 감추인 어둠의 광기, 야만성을 너무도 잘 묘사했기 때문이다!

유럽인들이 비유럽인들을 문명화시킨다고, 노예화하면서 지배를 했지만 결국 비유럽인들이 유럽을 멸망시키게 될 거라는 비극적인 종말을 포가 예언하는 것이다.

 

유럽인이 우월하고 발달된 문명 = 면도칼을 줘서 머리와 수염이 더부룩한 야만인들을 개화시키려고 해도 결국 야만인은 면도칼로 유럽인의 목을 벨 것이라는 ~~

 

그런데, 포는 오랑우탄의 살인은 결국 유럽인의 탐욕과 오만, 무지, 야만성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악마적인 마성의 천재성으로 묘사했기에 유럽의 천재들이 열광했던 셈이다.

오랑우탄은 결국 유럽인들의 탐욕, 야만, 무지에 의해서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른 피해자라는 냉혈하고 비정한 결론이 유럽의 지성들을 열광시켰다니 놀랍다!

 

 

특히 작품의 결말은 더욱 비정하고 잔인하다. 선원은 결국 오랑우탄을 잡아서 동물원에 비싸게 팔아 치운다. 살인을 저지른 오랑우탄이라는 유명세로 인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구경을 했기에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결국 그는 종신형을 언도받은 셈이다.

 

 

두 명의 가련한 여성들이 참혹한 죽음을 당했음에도 비정하고 야만적인 유럽인들은 오히려 살인자를 스타로 만들어서, 살려 둔

것이다. 모든 사건의 주동자인 선원은 오히려 큰 돈을 벌었다.

 

앨런 포를 왜 저주받은 마성의 천재라고 부르는지 이해가 된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