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무협의 세계 (4)
카바넬의 생츄어리
중국의 무협은 강호江湖라는 세계에서 벌어진다. 한국인들도 즐기는 한국무협에도 당연히 나오는 세계인데~~ 이 강호라는 용어의 의미에 대해 정확한 개념은 없다. 최초로 사마천의 사기에 乃乘扁舟 浮江湖라는 글을 쓰면서 강호江湖라는 용어가 후대 문인들에게 사용되기 시작한 걸로 추정된다. 강호의 의미에 대해 여러 가지 설들이 있지만, 나는 강호의 현실적 의미로는 장강과 동정호의 강남 지방, 관념적으로 강과 호수를 의미한다. 인간은 강이나 호수가 없으면 살수가 없다. 즉 인간이 사는 일반적인 세상을 의미한다 로 정의한다. 중국의 선비와 문인들이 왜 강호를 무대로 하는 시와 문학 작품들을 남겼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문이 든다. 그래서, 찾아보니 유명한 굴원의 비가가 연상되었다. 500년 넘게 지속된 춘추전국시대..
대만 신무협의 창조자였던 4명의 문인들, 왼쪽부터 사마령, 와룡생, 제갈청운, 고룡이다. 2차 세계대전과 뒤이어 벌어진 국공 내전으로 중국 대륙은 무협물에 나오는 참상보다 더 처참한 학살, 능욕, 약탈, 방화, 기근 등의 지옥도가 펼쳐진다. 마치 무협에 나오는 영웅호걸들 = 범죄자들이 곳곳에서 약자들을 착취하고 압제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각지에 웅거한 군벌들과 세력가, 야심가들은 돈, 권력, 종교의 힘을 빌려서 스스로 천하통일을 이뤄서 지상천국을 이루겠다는 식으로 대중들을 선동하면서 치열한 전쟁과 암투를 벌이는 상황이었다. 한마디로 곳곳에서 살인, 강간, 약탈이 태연하게 벌어지는 현세의 지옥도였던 셈이다. 이러한 영웅호걸들 중에 가장 큰 세력을 가진 이는 국민당의 장개석과 공산당의 모택동이었다. 두..
한국에서 80년대 소설 영웅문 시리즈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홍콩의 작가 김용이 2018년 10월 30일, 향년 95세를 일기로 홍콩 양화병원(養和醫院)에서 별세하였다. 80년대 한국에서 해적판으로 고려원에서 영웅문이라는 해괴한 제목으로 출판되어 수 백만 부가 팔리는 대기록을 세운다. 당시 뉴스에도 나올 정도였다. 현재는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라는 원래 제목으로 정식 출간되었다. 김용의 작품은 서구문학적인 틀에서 중국무협을 새롭게 창조하고, 다양한 캐릭터, 플롯으로 흥미진진하고 예측불허의 전개와 반전, 결말을 통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최고의 역사무협으로 불리는 3부작은 지금까지도 견줄만한 작품이 없어서 무협의 삼국지라고도 불린다. 김용 이전의 무협은 단순한 인과응보, 권선징악의 단선..
60~70년대 홍콩의 무협영화가 한국에서 흥행을 하면서, 한국인들은 점차 중국무협문학에 열광하기 시작한다. 중국의 무협은 원래 중국의 공산화를 피해서 홍콩과 대만으로 이주했던 김용, 와룡생, 고룡 등에 의해서 창조되었다. 오랜 전쟁과 참화를 겪었던 중국인들에게 중국문명의 위대함과 역사성을 선전하기 위해서 일단의 문인들이 신비의 무공을 가진 중국의 영웅호걸들을 새롭게 창조하면서 현대 중국무협이 발생한다. 김용의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는 특히 한국인들에게 유명하다. 그래서, 한국의 작가들도 중국무협을 모방해서 한국식 무협을 창조하기 시작하는데 중국의 다양한 민족과 문화, 역사, 지리, 전통에 근거한 방대한 세계관과 인물, 문파, 세력들을 창조하는데 난항을 느낀다. 사실 한국인의 관점에서 중국의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