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대전을 창조한 파양호 대전!

코에이 삼국지

 

 

중국의 4대 기서 중에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나관중의 삼국지에서

가장 유명한 대목은 무엇일까?

어떤 이들은 도원결의, 관도대전, 출사표, 오장원에 지는 별 등,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가장 유명한 대목은 바로 적벽대전이다.

 

한국의 초딩들도 공명이 동남풍을 불어와서 조조의 100만 대군을 격파했다고 할 정도로

유명한 사건이다. 그동안 일본에서 제작된 숱한 애니, 만화, 게임에도 최대의 이벤트로 나올 정도다.

그런데, 삼국지의 팬들에게 실망스럽겠지만, 정사에는 적벽대전이란 말이 안 나온다.

진수의 위서(魏書), 무제기(武帝紀)에는 조조군에 역병이 돌아서, 관리와 병졸의 절반이 넘게 사망하는

바람에 후퇴했다는 구절이 있다.

 

반면 촉서·선주전에는 “손권은 선주(先主: 유비)와 힘을 합쳐 조조와 적벽에서 싸워 크게 이긴 후 그 배를 불태웠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있다. 오서·오주전 에는 또 다르게 기록되어 있다. “주유와 정보가 유비와 함께 진격하였는데 적벽에서 조조 군을 만나 그들을 크게 격파하니, 조조가 남은 함선을 불태우고 병사를 이끌고 퇴각했다”고 나와 있다. 

 

적벽이란 단어는 촉서와 오서에만 나오고, 위서에는 나오지 않기에 적벽대전 자체가 허구나 과장이라는 설이 있다.

실제로 적벽이란 지역은 현재도 불명이고, 일부 중국학자들은 오림이 전장으로 최적의 장소이기에 오림대전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듯 적벽대전 자체가 허구나 왜곡, 조작이라는 설들이 나와서  팬들의 흥을 깨고 있지만~~나관중이 적벽대전을 이렇게 삼국지 최대의 하이라이트로 만든 이유가 무엇인지 더 궁금해진다.

현대 서구학자들은 나관중이 삼국지연의를 쓴 이유에 대해, 이런 해석을 한다.

 

 

 

당의 멸망 이후 북방의 이민족인 요, 금, 원, 서하 등이 한족의 송을 침탈하고 결국 원이 송을 멸망시켰고, 약 80년 간의 원 제국의 천하가 지속된다.

당의 멸망 이후 대략 400년 간이나, 한족은 이민족들에게 정복, 수탈을 당해왔던 것이다.

스스로 세계의 중심이라고 자부하면서, 중화민족이라는 오만함과 자만심으로 주변 민족을

내려다 본 한족이 무려 400년 간이나 이민족에게 지배를 당했단 사실이 얼마나 수치스럽겠는가?

 

 

그러나, 아무리 잊고 싶어도 무려 400년 간이나 이민족에게 정복당했던 한족의 수치스러운 역사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주원장이 원을 무너뜨리고 명을 건국한 뒤에 나관중은 삼국지연의를 써서 한족의 위대성을

널리 전파하기에 이른다.

 

한국의 초딩들도 유비, 조조, 손권, 공명, 관우, 장비, 여포를 알 정도로 삼국지는 동아시아 전체를

열광시키는 영원한 베스트셀러가 된다.

심지어 일본은 코에이 삼국지를 위시해서 숱한 애니, 만화, 게임을 만들어서 거대한 사업망을 창출한다.

그래서, 서양인들도 삼탈워를 제작할 정도다.

 

그런데, 실제로 나관중이 이민족에게 정복당했던 한족의 뭉개진 자부심과 상처를 감추고 중화의 위대성을

선전하기 위해서 삼국지를 만든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삼국지팬들에게 가장 유명한 적벽대전만 해도 정사에는 적벽이란 기록 자체가 없다.

단지 조조군에 역병이 돌아서 후퇴했다는 전투 기록 몇 줄만 나올 정도인데, 나관중은 주원장이 벌인 일생일대의

최대 전투였던 파양호 대전을 모티브로 해서 적벽대전을 창조한 것이다.

 

실제로 나관중은 주원장의 휘하로써 파양호 대전에 참전했다고 중국학자들은 추정한다.

적벽대전의 내용이 파양호 대전의 내용과 너무 흡사해서다.

이렇게 천재적인 필력과 상상력, 판타지성을 가미해서 1100년 뒤에 발생한 파양호 대전을

 적벽대전으로 멋지게 창조함으로써 독자들을 현재까지 열광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