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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넬의 생츄어리

원나라 말기의 폭정과 수탈이 극에 달하고, 기근과 역병이 창궐하면서 중국 대륙에서 농민들의 반란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산발적으로 일어났던 농민의 반란은 곧 진압당하고 만다. 시간이 흐를 수록 농민의 반란은 더욱 대규모로 조직화되고, 교조화되기 시작했다. 1000여 년 전에 황건적이 도교의 말세 사상에 근거해서 난을 일으켰듯이 서방에서 전래된 마니교 = 명교의 종말론과 구원론이 불교와 도교의 사상과 혼합되어 탄생한 신흥종파 백련교가 황건적의 난을 일으켰다. 1351년, 유복통이 두준소, 나문소, 성문욱 등의 도당들과 내통하여 백련교의 교주인 한산동을 송 휘종의 8세손이라고 거짓 선전을 하면서 송의 황제로 옹립한다. 그러나, 사전에 모의가 탄로나서, 한산동이 체포되어 사형을 당하자 유복통과 일당들은 도망..

중국의 4대 기서 중에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나관중의 삼국지에서 가장 유명한 대목은 무엇일까? 어떤 이들은 도원결의, 관도대전, 출사표, 오장원에 지는 별 등,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가장 유명한 대목은 바로 적벽대전이다. 한국의 초딩들도 공명이 동남풍을 불어와서 조조의 100만 대군을 격파했다고 할 정도로 유명한 사건이다. 그동안 일본에서 제작된 숱한 애니, 만화, 게임에도 최대의 이벤트로 나올 정도다. 그런데, 삼국지의 팬들에게 실망스럽겠지만, 정사에는 적벽대전이란 말이 안 나온다. 진수의 위서(魏書), 무제기(武帝紀)에는 조조군에 역병이 돌아서, 관리와 병졸의 절반이 넘게 사망하는 바람에 후퇴했다는 구절이 있다. 반면 촉서·선주전에는 “손권은 선주(先主: 유비)와 힘을 합쳐 조조와 적벽에서 싸워 크게..

세계의 모든 창조신화에는 예외 없이 근친상간에 대해서 나온다. 그리스 신화에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아들 우라노스와 섹수해서 티탄들을 낳았다고 나온다. 한국에도 대홍수 이후 남매가 단 둘이 남게 되자, 부부가 되서 자손들을 남겨서 현생 인류가 되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사건이라면 아마 오이디푸스의 신화일 것이다.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오이디푸스는 훗날 프로이트에 의해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로 정의되어 남성이 애초부터 갖는 근친상간적인 욕망에 대한 학설을 완성시켰고, 이후 예술, 학문, 문학적으로 후세대들에게 끊임없이 재창조되어 간다. 아들이 어머니를 성적으로 동경해서 아버지를 증오하고 없애려고 한다는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는 처음에 유럽에서 크나큰 파장을 일으켰다. 19세기 유럽은 엄격한..

로마인 이야기의 결말에 보면, 로마가 기독교 국가가 되면서 다른 종교와 신앙에 대한 배타성, 편협성을 가지게 되서 멸망했다고 한다. 그런데, 서양 학자들의 견해~~ 특히 현대 로마사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는 전혀 다르다. 로마제국쇠망사에서 서로마 제국 멸망편에 보면~~ 이미 너무도 거대해진 제국의 통일을 유지하기에 쇠퇴하는 로마인의 힘으로 멸망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특히 갈수록 쇠퇴하는 제국은 게르만의 이동 이후 훈, 아바르, 사산조, 이슬람, 터키 등의 외적들의 침략으로 모든 국력과 재정이 고갈된 상태에 쳐한다. 한마디로 제국이라는 거대한 건축물이 내외의 풍화와 손모로 인해서 붕괴되는 사태를 막는 것은 불가능했다. 로마인들은 제국을 유지하기 위해서 오랜 시간 많은 인력과 재..

홍건적이 난을 일으키면서, 원의 힘이 약해지자 곳곳에서 반란이 터지기 시작했다. 몽고족은 철저하게 한족 차별정책을 행했고, 특히 유학자, 선비들에 대한 멸시와 차별을 행해서 과거세도를 폐지한다. 심지어 선비는 창녀보다 못한 하층 신분으로 대우할 정도였다. 이러한 차별 정책 때문에 많은 선비들이 관직에 나갈 수 없어서, 생계를 위해 소설가, 극작가가 된다. 비록 선비들에게는 가장 암흑기였지만 중국의 민중문학사상 최고의 걸작들이 이 시기에 쏟아져 나온다. 관직에 나가지 못한 뛰어난 선비들이 생계를 위해서 통속소설을 쓰면서, 중국 문학사상 최고의 걸작인 삼국지, 수호지, 서유기, 금병매 등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조선 시대에 흔히 한글로 씌인 언문소설들을 쌍넘들의 문학이라고 비하했던 조선의 선비들과 달..

중국의 무협은 강호江湖라는 세계에서 벌어진다. 한국인들도 즐기는 한국무협에도 당연히 나오는 세계인데~~ 이 강호라는 용어의 의미에 대해 정확한 개념은 없다. 최초로 사마천의 사기에 乃乘扁舟 浮江湖라는 글을 쓰면서 강호江湖라는 용어가 후대 문인들에게 사용되기 시작한 걸로 추정된다. 강호의 의미에 대해 여러 가지 설들이 있지만, 나는 강호의 현실적 의미로는 장강과 동정호의 강남 지방, 관념적으로 강과 호수를 의미한다. 인간은 강이나 호수가 없으면 살수가 없다. 즉 인간이 사는 일반적인 세상을 의미한다 로 정의한다. 중국의 선비와 문인들이 왜 강호를 무대로 하는 시와 문학 작품들을 남겼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문이 든다. 그래서, 찾아보니 유명한 굴원의 비가가 연상되었다. 500년 넘게 지속된 춘추전국시대..